본 연구는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입시 준비의 삶이 불행하고 힘들다는 선행연구들의 결과를 토대로, 고등학생의 현상학적 관점을 기초로 실제 이들이 겪는 시험관련 삶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이에 대한 변화 가능성을 살펴보는데 목적이 있다. 1년 6개월 간, 한 고등학생의 시험관련 체험에 대한 자료수집(구성)과 분석, 해석을 시도한 결과, 고등학생이 체험한 학교시험의 구체적 맥락은 “‘울음’, 그리고 ‘웃음’, ‘무념’과 ‘상념’ 사이, ‘차단’ 속에서 ‘연결’을 찾는, ‘확인’하고 ‘재확인’하고도’”이었다. 이때 고등학생의 울음은 ‘부담, 미움, 불안, 압도, 소홀’을 의미했고 웃음은 ‘격려, 진정성, 위로, 존중’을 뜻 했다. 무념은 ‘회피, 폐쇄’, 상념은 ‘불안, 걱정, 고민’이었고 차단은 ‘(에너지)저장, 무시, 자폐, 이기’인 반면, 연결은 ‘(시공간)횡단, 살아있음, 접촉’으로 나타났다. 확인은 ‘비교, 우위, 불안’이었고 재확인은 ‘비교, 불안, 우월, 위로’이었다. 실존체 역시 서로 연쇄적으로 관련되었는데 이들의 ‘경직’, ‘자폐적’ 신체성은 ‘침범’과 ‘차단’된 관계성과 연결되었다. 시공간(lived time/lived space)은 인간과의 관계를 ‘회피’하는 쪽으로 선택되었는데 이들에게는 지금의 결과가 평생을 좌우한다는 ‘불안’, ‘촉박’, 기대와 희망을 잘라버리는 부정적 자각이 지배적이었다. 갇혀 펼칠 수 없는 ‘구속’된 공간성(lived space)이 부정적 실존의 모습이었고 체험된 물질(lived material)은 ‘매개’와 ‘대체’였다. 본 연구를 통해 발견한 개선의 실마리 다음과 같다. 첫째, 고등학생의 지각된 부정적 실존 속에 긍정적인 의미도 존재했음에 근거하여 고등학생이 압박과 스트레스 속에서도 긍정성, 안전감을 찾을 ‘관계’를 구성할 방도를 찾아야 한다. 둘째, ‘불안, 제한’ 등 중복, 반복적으로 발현되는 의미를 지양하는 방식의 교육적 실천, 즉 다양한 체험을 통해 ‘지금-여기’를 청소년들이 기존과는 다른 방식과 관점으로 ‘재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셋째, ‘더 나은 상황과 삶’을 만들기 위해 ‘탈주’하는 모습을 보인 고등학생들에게 기여(commitment)하고 탐험(exploration)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청소년과 함께 하는 성인들이 성찰적 태도를 갖는 것이 우선적으로 요청된다. ‘겨루어 이기려는 것’에 방점을 두기보다는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그 방식을 깊이 숙고하는 태도변경과 실천적 고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