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서울특별시교육청의 ‘학부모회 특색활동 공모사업’에 참여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경험을 통해, 학부모가 학교 참여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재구성해 가는지를 탐색하였다. 이를 위해 서울 지역 3개 초등학교 학부모 5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실시하고, 반복적 비교분석법에 기초한 질적 사례연구를 수행하였다. 연구 결과, 학부모의 역할 인식은 참여 경험을 거치며 변화하였다. 참여 이전 학부모들은 자신을 ‘학교에 최대한 간섭하지 않는 존재’로 인식하면서도, 자녀 교육과 학교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참여 기회를 모색하였다. 공모사업 수행 과정에서는 교육활동의 기획자이자 실무자로 참여하며 교사 및 학교 관리자와 협력하였고, 동료 학부모와의 상호지지, 학교 행정 체계와의 조율, 예산 및 의사결정 구조의 제약을 함께 경험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학부모들은 교사의 전문성을 존젓하면서도 교육에 공동 책임을 지는 ‘교육시민’으로 자신의 역할을 재해석하였으며, 학교를 외부에서 평가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공간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은 자녀 돌봄과 공적 참여 사이의 부담, 교사와의 관계 조율, 제도적 한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복합적 과정이었다. 본 연구는 학부모를 ‘교육 수요자’ 또는 ‘교육 주체’로 단순화하기보다, 구체적 정책 참여 경험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재구성하는 존재로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학부모회 정책이 형식적 참여를 넘어 실질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참여를 지원하면서도 행정적 부담과 의사결정 구조의 한계를 완화하는 제도적 설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