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교육철학의 개체론적 접근은 AI 시대에 한계를 드러낸다. Biesta의 ‘someone becomes’ 이론은 관계적 과정을 강조하나, 개별 주체 형성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AI 개별화 교육과 유사한 구조를 지닌다.
본 연구는 이러한 개별 중심 접근의 한계를 넘어서는 ‘We co-emerge’ 개념을 제안한다. 이 개념은 복수적 주체성, 상호적 창발성, 의미론적 창발성, 시간적 개방성 등 네 차원으로 구성된다. 교육적 만남에서 개별성과 관계성이 동시에 창발하는 과정을 포착한다. 특히 물질적 네트워크론과 달리 교육적 만남의 의미창발에 내재한 고유한 시간성에 주목한다.
철학적 사고실험과 개념 분석을 통해 세 가지 AI 교육 조건을 검토한 결과, 학습 개별화, 관계의 알고리즘적 매개, 효율성 중심 시간 관리가 ‘We co-emerge’를 구조적으로 제약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약은 단순한 한계를 넘어, 현대 교육이 상실한 본질적 차원을 조명함으로써 비판적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한국의 절차탁마 전통과 협력적 학습 문화에 대한 검토는 ‘We co-emerge’ 개념이 추상적 구성물이 아닌 현실에 뿌리를 둔 가능성임을 보여준다. 교육 실천 차원에서 교사의 공동 탐구자로서의 역할, AI와의 혼종적 관계, 과정 중심 평가로의 전환 가능성을 제안한다.
이론적 차원에서 본 연구는 개체론과 전체론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제3의 관계론적 접근을 제시하며, AI 시대 교육에서 기술적 효율성과 교육적 관계성 간 긴장을 분석하는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