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역량이 교육과정의 제도화와 실행 과정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그 의미를 구현해 내는지를 이론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평가⋅기록 관련 지침 및 관련 선행연구를 대상으로 이론적 문헌분석을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역량을 단순한 기능이나 성취의 집합이 아니라 학습자가 세계와 관계를 맺는 형성과정, ‘되기(becoming)’의 과정으로 해석하고, 이러한 형성적 의미가 공교육 제도 속에서 운영 가능한 형식으로 번역되는 과정을 ‘존재론적 전도(ontological inversion)’로 개념화하였다. 존재론적 전도는 역량의 형성적 의미가 제도화 및 실행 과정에서 판정과 설명의 언어로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 역량은 총론 수준에서는 삶과 성장, 주체적 형성의 언어로 제시되지만, 성취기준 속에서는 도달해야 할 상태로, 평가와 기록 체계 속에서는 확인 가능한 증거로, 학교 교육과정 실행 문서 속에서는 설계와 점검의 항목으로 재구성되는 경향을 보였다. 본 연구는 이 경향을 Boltanski의 정당화 논의와 Stengers의 시간성 및 전문성 논의를 통해, 공적으로 설명 가능해야 하는 제도적 요구와 교육적 판단의 시간을 압축하는 운영 구조가 결합한 결과로 해석하였다. 이를 통해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문제를 역량이 공교육 제도 속에서 어떤 형식으로 승인되고 어떤 교육적 의미가 주변화되는가의 문제로 재배치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